27일 미사일 두고 "정찰위성용"… 北, 'ICBM' 카드 대놓고 꺼냈다

입력 2022-02-28 15:01   수정 2022-02-28 15:04

북한이 지난 27일 발사한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추정 미사일에 대해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중요 시험”이라고 밝혔다. 위성 발사를 명분삼아 조만간 한·미가 ‘레드라인’으로 설정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일각에선 도발 시점으로 오는 4월 100주년을 맞는 김일성 생일 전후를 꼽는 가운데 북한이 고강도 무력 도발을 이어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조선중앙통신은 28일 “국가우주개발국과 국방과학원은 2월 27일 정찰위성개발을 위한 공정계획에 따라 중요 시험을 진행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어 로켓 발사체에 탑재한 카메라로 우주에서 찍은 한반도 사진도 공개했다. 전날 평양 일대에서 발사한 비행거리 약 300㎞, 고도 620㎞의 미사일을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단계로 규정한 것이다. 이어 “정찰위성에 장착할 촬영기들로 지상 특정지역에 대한 수직 및 경사촬영을 진행해 고분해능 촬영체계와 자료전송체계, 자세조종장치들의 특성 및 동작정확성을 확증했다”고 덧붙였다.

군 정찰위성은 북한이 지난해 1월 8차 노동당대회에서 설정한 ‘핵심 5대 과업’ 중 하나다. 지난달 이 중 ‘가장 중요한 과업’이라 꼽은 극초음속 미사일을 두 차례 발사한 끝에 전력 완성을 선언한 데 이어 다음 수순으로 위성 발사를 공언한 것이다. 위성이 탑재되는 장거리 로켓은 ICBM과 사실상 같은 기술이라는 점에서 북한이 ‘평화적 우주 개발’을 빌미로 ICBM 시험 발사를 추진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앞서 북한은 2016년 2월 위성이라고 주장하는 ‘광명성 4호’를 장거리 로켓에 탑재해 발사했는데, 당시 국제사회는 이를 ICBM 도발로 규정했고 한·미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공식화했다.

정부는 북한의 도발을 의식한듯 우리 군의 미사일 방어능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경북 영천시 육군3사관학교 57기 졸업·임관식에서 “최근 북한이 연이어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고 있지만 우리는 우월한 미사일 역량과 방어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어떠한 위협도 빈틈없이 막아낼 한국형 아이언 돔과 미사일 방어체계도 든든하게 구축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욱 국방부 장관은 당초 예정에 없던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를 주재했다. 군 당국은 이날 회의에서 초음속 순항미사일과 지대공 미사일(M-SAM Ⅱ) 전력화 사실도 처음으로 공식 확인했다. 이어 지난 23일 이뤄진 장거리지대공미사일(L-SAM)과 장사정포 요격체계(LAMD) 시험발사 성공 장면도 처음 공개했다.

외교가에선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 중 무력도발을 자제했던 북한이 오는 4월 김일성 생일(15일·‘태양절’)을 앞두고 연쇄 도발을 재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국제정세 변수와 관계없이 자신들은 ‘자위적’ 차원에서 기존 계획에 따라 국방력을 발전시킨다는 명분을 내세울 것이란 분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실제 군 정찰위성 발사시 충격파를 고려해 사전 예고 형식의 실험을 진행해 주변국 반응을 일단 보려는 의미도 있다”며 “동계 패럴림픽(3월 4~13일)과 태양절 사이 한 달여 간 다른 전술/전략급 미사일 발사 및 군정찰위성 발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송영찬/임도원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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